안녕하세요, 화이트모카입니다. 키더블 이후 근 1년 만에 어떤 연속된 글을 마무리짓게 되어 기쁘고 행복한 요즘입니다. 작년 여름 두 권의 소장본을 낸 이후, 꽤 긴 슬럼프가 찾아온 탓에 내 이야기 주머니가 드디어 바닥이 났구나, 하고 슬퍼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 두 사람의 이야기로 그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In a...
12. 그날 저녁 모텔로 돌아온 나는 긴장한 표정으로 핸드폰 전원을 켰다. 연락정돈 받아줄 수 있었잖아. 그렇게 말하던 아저씨의 목소리가 자꾸만 생각나서, 그걸 확인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전원 버튼을 짧게 눌렀다 떼기를 수차례, 나는 숨을 흡 들이키고 한참 만에 전원을 켜는 일에 성공했다. 그러자 밝아진 액정 위로 하나 둘, 지난 연락의 흔적...
11. 나는 너무 서러웠던 나머지 혼자서 오래도 울었다. 내 맞은편에 앉아 나를 보던 아저씨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가,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가, 이내 고개를 들고 다시 나를 보았다. 문득문득 눈을 들 때마다 보이던 그 얼굴이, 그런 순간에마저 너무 좋아서 비참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나는 그가 좋았다.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모른 체한, 비겁한 ...
10. 그날 최저점을 찍은 내 감정 상태는 다행히 회복해, 얼마 지나지 않아 평소의 궤도로 진입했다. 마냥 행복했던 것은 아니고 그럭저럭 살만했다, 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그가 내게 잘해줄 때, 대체로 행복했고 그가 나와 비슷한 정도로는 절대로, 나를 봐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면 대체로 불행했다. 그는 결코 나와 같은 마음으로 날 좋아...
9. 내가 이 답 없는 감정에 빠진 시작을 설명하려면 조금은 때 지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니까 약 일 년 전, 내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홀로 떠다니고 있던 그때. 나는 죽기를 실패한 죄로 현실에 남아있었다. 내가 남고자 한 것은 결코 아니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냥 그렇게 되어있었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유령 상태. 나는 그게 내게 내려진 ...
8. 여름의 문턱을 넘어선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열흘간 이어진다던 장마는 진작에 끝나버렸고 이후 찾아온다는 폭염,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끔찍한 더위 역시 서서히 그 자취를 감춰가고 있었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 것은 한층 상쾌해진 아침 공기와 청명하게 개인 하늘. 여름을 아쉬워하는 누군가는 지금을 여름의 막바지라고 ...
7. 낮 공기가 점점 후덥지근해진다 싶더니 금세 여름이 다가왔다. 6월 초만 하더라도 견딜만하던 더위가 중순을 넘기고부터는 하루하루 그 기세를 달리하며 거칠어졌다. 불을 쓰는 주방의 경우 특히나 그 더위를 빨리, 그리고 강렬하게 체감할 수 있었는데, 에어컨을 온종일 틀어도 주방에 걸린 온도계는 30도 밑으로 내려가질 않았고 덕분에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6.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디데이, 이도현이 손꼽아 기다려온 바로 그 날. 알람도 없이 잠을 자던 나는 새벽 다섯 시, 별안간 들려온 시끄러운 소리에 퍼뜩 놀라 눈을 떴다. ‘쿠당탕?’ 쿠당탕. 그건 분명 무언가가 바닥을 향해 격렬하게 추락하는 소리였다. 마음 같아선 그런 소리쯤이야 가볍게 무시하고 다시 잠을 청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었기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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